본문 바로가기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 무오년(1798, 정조22) 만천명월주인옹은 말한다. 태극(太極)이 있고 나서 음양(陰陽)이 있으므로 복희씨(伏羲氏)는 음양을 점괘로 풀이하여 이치를 밝혔고, 음양이 있고 나서 오행(五行)이 있으므로 우(禹)는 오행을 기준으로 하여 세상 다스리는 이치를 밝혀 놓았으니, 물과 달을 보고서 태극, 음양, 오행에 대해 그 이치를 깨우친 바 있었던 것이다. 즉 달은 하나뿐이고 물의 종류는 일만 개나 되지만, 물이 달빛을 받을 경우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뒤 시내에도 달이어서 달과 시내의 수가 같게 되므로 시냇물이 일만 개면 달 역시 일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달은 물론 하나뿐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오직 올바른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해와 달이 오직 밝음을 보여.. 더보기
세종어록 2. 사람의 일과 하늘의 운수 “요사이 흉년으로 인해 비방(誹謗) 받는 일이 많다. 〔…〕 내 생각에, 하늘의 운수는 비록 이와 같더라도 사람의 일은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사람의 일이 조금도 결점이 없는데도 굶주려 죽은 사람의 숫자가 그대로라면, 그것은 하늘의 일이다. 하지만 만일 사람의 일이 혹시라도 미진(未盡)함이 있다면 상과 벌이 없을 수 없다. 지난번에 이명덕이 강원감사였을 때 굶주려 죽은 자가 겨우 한 두 사람이었으나 죄책을 면하지 못하였다. 하물며 지금 경기도에는 죽은 사람이 23명에 이르고 충청도의 죽은 사람은 25명에 이르니, 인군된 자가 근심이 없을 수가 있는가. 위에 말한 감사(監司)를 국문하고자 하는데 어떠한가.” [予意以爲天數雖如此 人事不可不盡。 若人事暫無虧欠, 而人之飢死尙爾 則是天也。 倘人事或有未盡 則賞.. 더보기
세종 어록 1. 다스리는 것을 어렵게 여길 때 성공한다 대개 일을 쉽게 여기고 하면 성공하지 못하나, 그 일을 어렵게 여겨서 하는 이는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니 너는 그것에 힘쓰라. 大抵易其事而爲之, 事竟不成。 難其事而爲之者, 事必成, 爾其勉之. ◧《세종실록》 9/12/8(신유). 칠원 현감 양봉래(梁鳳來)를 현지에 보내면서 한 말입니다. ‘다스리는 것을 어렵게 여겨 신중하게 하면 성공한다’는 말처럼 세종은 ‘정치하는 것을 어렵게 여긴 군주’였습니다. ‘쉽게 하는 정치’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태종과 한상경의 대화가 인상적입니다. 즉 태종은 즉위한 직후 “내가 큰 왕업(王業)을 계승하였으매, 세상을 다스릴 줄을 알지 못하여 마음 속으로 실상 어렵게 여긴다.[予承丕緖 罔知攸濟 心實以爲難焉]”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상경(韓尙敬)이 “옛 사람의 말에, ‘임금이 임금.. 더보기